영국 밴드 ‘퀸’과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일생을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올해 가장 흥행한 음악영화가 됐다. 개봉 25일 만에 국내에서 400만 관객을 동원했다.
퀸의 본고장인 영국 못지않게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개봉을 앞두고 부족한 역사인식으로 인한 논란에 휘말려 국내 상영관에서 빠르게 내려갈 수도 있었다.
(로저테일러를 연기한 벤하디가 원래 입고나왔던 욱일기는 컴퓨터그래픽 처리됐다)
문제의 상황은 반년 전에 벌어졌다. 미국 영화 제작사 20세기 폭스는 지난 5월 15일(현지시간) 보헤미안 랩소디의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퀸 멤버 로저 테일러 역을 맡은 벤 하디는 ‘유명(有名)’이라는 한문과 함께 욱일기가 프린팅된 티셔츠를 입고 등장했다.
욱일기는 제국주의 일본이 사용했던 전범기. 나치 독일의 하켄크로이츠처럼 국군주의와 침략의 상징이다. 미국이나 영국도 일제와 싸웠던 연합국이지만, 이 장면의 문제점을 포착하지 못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그 이튿날인 같은 달 16일 페이스북에 “퀸은 그야말로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보유한 최고의 록그룹이다. 그런 영화의 티저 영상에 욱일기가 등장하다니 정말 큰일”이리고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 네티즌도 퀸 공식 유튜브와 트위터 등을 통해 항의했다.
제작사는 곧 대응했다. 티저 영상을 공개하고 하루 만에 문제의 장면에서 욱일기를 지우고 다시 올렸다. 수정된 영상에서 벤 하디의 욱일기 티셔츠는 자주색 티셔츠로 바뀌었다.
보헤미안 랩소디가 욱일기 티셔츠의 수정 작업을 거치지 않고 개봉됐을 경우 동아시아 관객의 외면을 받았을 것은 자명하다. 티저 영상 선에서 논란이 바로잡힌 것은 그나마 제작·배급사의 입장에선 행운이었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개봉을 반년 앞두고 벌어졌던 소동은 하켄크로이츠와 다르게 욱일기를 전범기로 보지 않는 미주·유럽의 역사인식을 다시 한 번 드러낸 사건으로 볼 수 있다.
서 교수는 “세계적인 팝가수들의 영향력을 봤을 때 굉장히 큰 문제지만 잘 모르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들을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욱일기의 정확한 뜻을 알려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보헤미안 랩소디는 세계적으로 유독 한국에서 더욱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4백만을 돌파했을 정도로 감동적인 여운을 마지막 콘서트에서 준다. 발빠른 영화사의 처리가 없었다면 이런일은 불가능 했을거라 생각한다. 아직도 전세계적으로 일본의 만행은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반성없는 일본역사의식이 독일정도로 바뀌길 바라고 열심히 운동하는 서교수같은 분들을 응원하며 이 포스팅을 읽은 분들의 열렬한 지지를 바란다.